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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이 그친 바로 그 순간
 Bandi    | 2015·12·04 13:30 | HIT : 1,004 | VOTE : 112 |


제   목 : 미움이 그친 바로 그 순간
지은이 : 송봉모
펴낸곳 : 바오로딸

‘이 세상에 상처 없는 영혼이 있을까?
우리는 수많은 마음의 상처를 주고받으며 산다.
그렇다면 상처를 덜 주고 덜 받는 길은 없을까?‘
예수회 송봉모 신부님의 말씀은 언제나 마음 깊숙한 울림을 준다.
오래 전에 들었던 강의의 내용이 늘 생각나던 때에 마주하게 된 이 책에서
앞으로 살아가면서 실천할 지혜를 모아본다.




  

10쪽

  다시 행복하기 위하여

바람을 멈출 수 있는가?
없다.
하지만 풍차를 만들 수는 있다.
파도를 멈출 수 있는가?
없다.
하지만 배의 돛을 조종할 수는 있다.
상처 받지 않을 수 있는가?
없다.
하지만 용서하는 법을 배울 수는 있다.

- 폴 마이어

  24쪽

달마 대사는 ‘마음, 마음, 마음이여. 참으로 알 수 없구나. 너그러울 때는 온 세상을 다 받아들이다가도 한번 옹졸해지면 바늘 하나 꽂을 자리가 없으니.’라고 한탄했다.
용서를 못하는 것은 마음이 상처를 받아 오그라들어 옹졸해진 탓이다.

  33쪽

1945년 연합군이 나치가 세운 라벤스브뤼크 수용소를 접수했을 때, 그 안에 10만여 명의 여자와 아이들이 죽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전쟁의 패색이 짙어지자 나치가 모두 죽여버린 것이다. 그런데 한 아이의 시체 옆에서 이런 글이 적힌 종이쪽지가 발견되었다.

오, 주님.
선의를 보인 이들뿐 아니라
악의를 품었던 이들도 기억하소서.
그러나 그들이 우리에게 가한
고통만 기억하지 마시고
그 고통 덕분에 우리가 맺은 열매
동지애와 충정과 인간애
용기와 너그러운 인정
이 모든 것에서 자라난 넓은 마음도 기억하소서.
그리하여 그들이 심판받을 때
우리가 맺은 이 모든 열매가
그들을 용서하게 하소서.

  37쪽~38쪽

.....주님께서 우리에게 그 사람을 용서하라고 하시는 것은, 용서하지 않으면 우리가 정신적 ‧ 신체적으로 망가져 주님과 함께 평화의 길을 걷지 못하기 때문이다.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에는 화 ․ 분노 ․ 쓰라림 ․  적개심 ․  복수심 ․  모멸감 ․  우울함 ․  무가치 등 온갖 부정적 감정이 쌓인다. 이러한 감정이 가득 차게 되면 무엇보다 우리 몸이 견디지 못한다. 열이 나고, 가슴이 답답해지고, 심장이 아프고, 소화가 안 되고, 잠을 이룰 수 없고, 안절부절못하고….
가슴에 가득 차 있는 화, 치를 떨게 만드는 분노는 우리 몸과 영혼을 망가뜨리는 독소다. 이러한 독소가 스며들 때 우리한테는 내적 자유도 평화도 은총에 찬 삶도 없다.

40쪽

  내가 상처 받은 것도 억울한데 화병에 걸려 심장마비로 쓰러지고 암에 걸리고, 그래서 일찍 죽는다면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 이 세상에 상처 받지 않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그런데 나만 화병에 걸려 일찍 죽는다면 그처럼 딱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설령 화병에 걸려 일찍 죽지 않는다 해도, 원망과 적개심의 포로가 되어 귀중한 인생을 허비한다면 그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 짧고 소중한 인생을 충만히 살지 못하고 넋두리만 늘어놓으며 허망하게 세월을 보낸다면 얼마나 억울한가?
더 억울한 것은 우리를 아프게 하고 상처를 준 이들 중 많은 이가 자신의 잘못을 기억조차 못한다는 점이다 용서를 청해야 한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잘 살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우리에게 상처를 준 상대방이 이미 죽어버린 경우도 있다. 이렇게 되면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상대방은 내가 바라는 대로 우리에게 용서를 청할 수 없다.

52~53쪽

만델라는 백인 정권의 핍박을 받아 27년간 감옥에 갇혀 있다가 석방된 다음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이다 27년이란 수감생활은 미움과 원한이 사무칠 만한 시간이었다. 그런데 그는 자신의 대통령 취임을 축하해 주려온 내빈들을 소개하면서 세상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처음 소개된 내빈들은 세계 각국에서 온 정계 요인이었다. 그 다음으로 소개된 사람들은 그를 감옥에 가두고 지켰던 세 명의 간수들이었다. 하얀 백발의 만데라가 천천히 일어나서 세명의 간수에게 예의를 갖춰 인사하는 모습을 보고 취임식장에 있던 모든 내빈이 숙연해졌다.
만델라가 외친 말은 보복이 아닌 용서요, 징벌이 아닌 화해였다. 그는 27년 만에 감옥에서 나오면서 자신의 심경을 이렇게 말했다. “수감실에서 나와 바깥세상의 자유로 통하는 대문을 넘어설 때 분노와 원한을 감옥에 남겨두지 않는다면, 나는 여전히 갇혀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분명히 깨달았습니다.”
이런 깨달음이 있었기에 그는 대통령 취임식에서 “이 나라에 복수와 앙갚음과 보복은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함께 전진하여 인종 차별주의가 없는 남아공을 건설해야 합니다.”라고 외칠 수 있었다.

61~62쪽

우리가 누군갈 용서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집착하면서 미움과 원한을 움켜쥔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집착이 얼마나 우리의 진을 빼는지 모른다. 마음의 불행의 원인이 되는 집착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자.

한 제자가 스승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스승님, 인새의 고뇌에서 영원히 벗어나는 방법은 없습니까?” 스승은 제자의 얼굴을 한참 쳐다보더니 말없이 걸음을 옮겼다. 제자는 어리둥절했지만 스승의 뒤를 따라갔다.
숲에 이르자 스승은 “지금부터 너에게 인생의 고뇌에서 벗어나는 법을 가르쳐 주겠다.”고 말하고는 커다란 나무에 온몸을 밀착시켜 큰소리로 이렇게 외쳤다. “놔 달란 말이야, 이놈의 나무야, 제발 나를 놓아줘!” 제자는 스승의 행동에 놀라 달려가 스승을 나무에서 떼어놓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스승은 떨어지지 않았다. 제자는 나무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것은 나무가 아니라 오히려 스승이란 점을 깨달았다.
제자가 스승에게 물었다 “나무가 스승님을 붙잡고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승님이 오히려 나무를 꽉 붙잡고 놓지 않으면서 왜 나무에게 놓아 달라고 소리 지르시는 겁니까?” 스승은 빙긋이 웃으며 나무에서 팔을 풀었다. “이것이 바로 인생의 고뇌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실제로는 세상 고통이 나를 놓아주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이 그 고통을 붙잡고 놓지 않는 것이지. 인간의 모든 고뇌는 거기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68쪽

  인생의 날수는 우리가 결정할 수 없지만
  인생의 깊이와 넓이는 결정할 수 있다.
  얼굴 모습은 우리가 결정할 수 없지만
  얼굴 표정은 결정할 수 있다.
  날씨는 우리가 결정할 수 없지만
  마음의 날씨는 결정할 수 있다.
  우리가 어떤 운명적 환경에 놓여
  고통을 겪는다 해도
  여전히 선택할 여지가 있다.

69~70쪽

외부환경이 변할 대 내 태도도 달라질 거라는 생각은 환상이요 착각이다. 주변을 바꾼다고 늘 부정적으로 판단하던 나쁜 습관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
.............
1세기 노예 출신 철학자 에픽토스는 말한다. ‘자신의 좋지 않은 상황에 대해 남을 탓하는 것은 성숙하지 못한 사람의 모습이고 자신을 탓하는 것은 성숙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의 모습이며, 다른 사람을 탓하지도 자신을 탓하지도 않는 것은 진정으로 성숙한 사람의 모습이다.’

84~85쪽

용서에 대해 그리스도인이 흔히 오해하는 것 중 하나는 ‘내게 상처 준 사람을 진정 용서했다면 더 이상은 그 사람 때문에 괴롭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은 가능하지 않다.
우리는 의지로 용서하는 것과 감정적으로 용서하는 것이 서로 다름을 알아야 한다. 용서하고자 하는 의지는 종교적 선택이요 결심이다. 용서는 신앙인으로서 주님의 지상명령에 따라 결심하는 종교 행위다.
그런데 느낌을 포함한 몸 자체가 용서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아무리 신앙의 이름으로 의지적 용서를 했어도 우리 마음은 여전히 아프다. 그래서 상처 준 사람을 갑자기 만나면, 얼굴이 굳어지고 상처는 다시 도진다.
나아가 받은 상처가 매우 크고 깊다면 아무는 시간은 그만큼 더 걸릴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한테 배신당했을 때 믿었던 사람에게 이용당했을 때,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되었을 때 명예 훼손을 당했을 때 등등 이런 모든 상처는 시간이 걸려야 아물 수 있다.
미움과 증오의 감정이 계속 올라올 때마다 해야 할 일은 내가 상대방 때문에 아직도 아프고 상처에서 자유로워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131쪽

  손가락 지문이 다 다르듯이
  사람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독특하다.
  이 세상에 똑같은 사람은 없다.
  그러니 다른 사람을 대할 때
  사람은 이러해야 한다는 식으로
  내 관점에 끼워 맞추려 해서는 안 된다.
   - 밀턴 에릭슨
207쪽

  그대가 탄식하고 있다고 해서
  그대를 지으신 분이 곁에 없다고 생각지 마라.
  그대가 눈물을 흘린다고 해서
  그대를 지은신 분이 가까이 계시지 않는다고 생각지 마라.
  그분은 우리 슬픔이 사라져 버릴 때까지
  우리 곁에 앉아 신음하신다.
- 윌리엄 블레이크

226쪽

  누군가가 던진 공을 반드시 잡을 필요는 없다. 친구가 다급한 전화를 해 오더라도 그 공을 즉시 받을 이유가 없다. 상대방이 자신의 필요에 따라 나를 끌어들이려 할 때마다 반드시 그것에 응답할 의무는 없다...................
.................
  정말 바쁜시간에는 전화를 받는 일같이 무척 단순한 일조차 공을 잡는 행위가 된다. 너무 바빠서 시간과 정력과 마음을 낼 수 없는데도 전화를 받음으로써 어떤 일에 연루돼 버린다.모욕을 당하거나 비판을 받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누군가가 반대 의견이나 비평을 던질 경우 그것에 즉각 반응하면서 상처 받을 수도 있지만, 그것을 떨어뜨리고 하루를 평온하게 보낼 수도 있다. 누군가가 문제를 던졌을 때 그것을 반드시 잡지 않아도 된다는 깨달음은 평화를 지켜내는 강력한 방패다.

227쪽

  빼앗길 수 없는 단 하나의 자유는
  선택의 자유다.
  - 빅터 프랭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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